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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2017)] 출세를 꿈꾸던 한 검사의 눈을 통한 권력과 정치, 검찰의 부패를 풍자적으로 그린 영화

by 블지니자나 2025. 6. 9.

2017년 개봉한 영화 ‘더 킹’은 권력의 중심인 검찰을 배경으로, 한 청년의 출세욕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타락과 각성을 긴박감 넘치는 연출과 풍자적인 대사로 풀어낸 작품이다. 조인성과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등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이 출연했으며, 한재림 감독 특유의 세련된 구성과 음악, 리듬감 있는 전개가 돋보인다. 영화는 실화를 기반으로 하지는 않지만, 현실에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권력 구조와 사회적 병폐를 날카롭게 비판하며, 한 편의 블랙코미디 드라마로 완성된다.

영화 더 킹 후기
영화 더 킹 후기


1. 줄거리 요약: 고졸 깡패에서 엘리트 검사까지

박태수(조인성 분)는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청년으로, 어린 시절부터 법과 권력에 대한 동경을 품고 있다. 폭력적인 환경 속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며 싸움 실력 하나로 버티던 그는, 어느 날 법조인이 가진 힘과 권위를 깨닫고, 검사가 되겠다는 꿈을 품게 된다.

죽기 살기로 공부해 결국 로스쿨을 거쳐 검사가 된 태수는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보단, 현실적인 권력의 맛에 빠지게 된다. 정재계 인사들과 손을 잡고, 온갖 이권과 비리를 눈감으며 권력의 중심에 점점 다가가는 그의 모습은, 단순한 성공 스토리를 넘어선 인간 내면의 야망과 타락을 보여준다.

영화는 그의 입을 빌려 시대적 현실을 풍자하며, 권력의 달콤함과 그 속에 숨어 있는 추악한 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태수는 권력의 사다리를 오르며 ‘더 킹’이 되어가지만, 그 끝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2. 인물 관계와 권력 구조: ‘더 킹’을 둘러싼 세력들

‘더 킹’의 중심에는 박태수 외에도 강렬한 인물들이 존재한다. 특히 정우성 분의 한강식은 현실 정치와 검찰 권력의 유착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태수가 권력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는 길잡이이자 타락의 전형을 보여준다.

한강식은 매끄러운 언변과 세련된 외모로 무장한 인물이지만, 뒤로는 모든 권력의 실세로 군림하며 수많은 정치, 검찰 비리를 조종한다. 태수는 처음엔 그를 동경하고 따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휘둘리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또 다른 인물인 양동철(배성우 분)은 태수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친구로서, 권력과는 다른 길을 걷지만, 영화 속 인간적 양심의 상징으로 기능한다.

이러한 인물 간의 관계는 단순한 선악 구도가 아니라, 각각의 선택과 욕망,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로 구성되며, 한국 사회의 복잡한 권력 생태계를 은유적으로 그려낸다.


3. 정치와 검찰, 현실을 반영한 사회 풍자

‘더 킹’은 단지 한 검사의 이야기를 넘어, 한국 사회의 권력 구조를 비판하는 풍자극에 가깝다. 영화 속에서 검찰은 단순한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과 언론, 재계와 깊숙이 연결되어 있는 실질적 권력의 정점으로 묘사된다.

영화는 이러한 구조를 매우 현실감 있게 표현하며, 실제 한국 사회에서 벌어졌던 여러 정치 스캔들과도 절묘하게 오버랩된다. 검사라는 직업이 갖는 이상적인 정의 구현의 모습은 점차 무너지고, 대신 살아남기 위해 타협하고, 약자를 짓밟으며, 강자에게 무릎 꿇는 비극적인 현실이 드러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블랙코미디적 대사와 빠른 편집, 리드미컬한 음악은 영화의 메시지를 더욱 날카롭고 강렬하게 만든다. 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부조리를 드러내는 이 영화는, 단순한 범죄 영화가 아닌 시대의 기록이자 경고로서 기능한다.


4. 연기와 연출의 조화: 스타일과 메시지를 함께 담다

‘더 킹’은 배우들의 연기력과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연출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작품이다. 조인성은 한 인물이 권력을 향해 나아가며 겪는 내면의 갈등과 외면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해 냈고, 정우성은 냉철하고 우아한 카리스마를 지닌 한강식을 유려하게 소화해 냈다.

배성우, 류준열, 김의성 등의 조연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극의 리듬을 잘 이끌며 몰입감을 높였다. 한재림 감독의 연출은 특히 영상미와 음악의 조화, 속도감 있는 전개, 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내레이션 사용 등을 통해 ‘더 킹’만의 색깔을 분명히 했다.

영화는 화려한 스펙터클과 현실적인 메시지를 동시에 잡아내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충족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엔딩 시퀀스는 영화 전체의 메시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며, 관객에게 강한 여운과 질문을 남긴다.


‘더 킹’은 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과 그 이면의 부패를 날카롭게 풍자한 작품이다. 세련된 연출과 강렬한 메시지가 어우러진 이 영화는 정치, 사회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필수 감상작이다.